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닥불을 피워 바비큐를 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우리 집에 마음에 듭니다.
미리 사둔 나무는 지하실에 오래 두었더니 아주 바짝 말라 불이 닿자마자 활활 타오릅니다.
금세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아이들이 신나서 불장난을 해대네요.
어디서 구해왔는지 작은 막대기들을 넣어서 불을 붙여 재미있다고 깔깔대요. 어릴 적 어른들의 말씀대로 밤에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고 했는데. 오늘 우리 딸이 어떨지 궁금 해지는군요.
역시 모닥불의 진가는 .. 불멍이죠.
고기를 굽기 좋은 숯이되기전, 아이들이 놀다가 가버린 후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불멍의 심연으로 빠져 듭니다.
불멍은 고단한 일상의 스트레스가 불꽃 속으로 사라지는 마음의 요가, 뇌의 스파입니다.
불꽃의 움직임에 집중해서 계속 바라보다 보면 뭔가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되죠.
이건 오랜시간 인간이 진화해 오는 과정에서 불을 다루게 됨으로써 얻게 된 안정감 때문이 아닐까요?
불을 얻은 후 불 가까이에서 불을 다루는 인간을 함부로 할 수 있는 동물을 없었을 겁니다.
밖에 나가 힘든 하루를 보낸 원시 인류는 동굴에 들어와 자신을 보호해 주는 불 옆에서 안정감을 느꼈을 겁니다.
불멍은 그냥 생긴 게 아니에요. ㅎㅎ
불멍도 좋지만.
오늘의 목적인 바비큐!!!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익혀서 먹습니다.
혹시 삼장, 상추, 고추, 마늘, 참기름 등을 기대하셨나요?
뜨거운 숯불에 직화구이로 구워낸 고기는 그저 소금만 있어도 최고의 맛을 냅니다.
우훗.
가끔 이렇게 집 앞마당에서의 바비큐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특별한 모임이 됩니다.
불멍도 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 웃는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참된 즐거움을 찾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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