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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계단 만들기

by 앵그리선반장 2023. 8. 14.

우리 옆집은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잔디밭으로 향한 문이 없어요.

대신 아래 사진으로 보이는 창문으로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죠. 거의 현관임..

그런데 이제 6살, 2살, 0살 애가 있는데. 여기로 왔다 갔다 하는 게 항상 위태로워 보였어요.

물론.. 우리 딸도 주말이 되면 저 창문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옆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요.

그래서, 차라리 여기로 왔다갔다 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면, 계단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초등학교때 미술대화 한번 나가본 실력으로 그린 똭 떠오르는 계단 이미지를 손으로 스케치해 봤어요.

두둥~

뭔가 하이힐 같은 느낌도 살짝 드는데요.

딱 봐도 뭔가 재료가 많이 들 것 같기도 한.. 불안.. 한 마음도 살짝 들었어요..

일단 그려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도면을 그린다음 필요한 자재를 산출해 봤어요.

음... 이 자재가 그대로 있어서 그려진 도면대로 고대~~ 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계산된 도면에 딱 맞아떨어지는 자재는 없더군요 ㅜ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간 폭이 넓어지고, 판의 두께는 살짝 얇아지고 말아 지요.

일단 자재를 차에 몽땅 실어서 집으로 왔어요.

물론 조립에 필요한 자잘한 부품들도 거의 여유분 없이 사 왔지요.

잃어버리면..  차 끌고 또 가는 거야 ;; 저거 사러..

일단, 그동안 잠자고 있던 썰식이를 꺼냈어요 

썰식이는 아래 그림의 커터를 우리 식구가 부르는 이름입니다. 

썰식이는 폭이 30Cm까지 밖에 못 자른다는 큰 단점이 있어요..

한쪽을 잘라놓고 반대로 뒤집어서 자르고.... 하다가. 

에라 안 되겠다. 하나 사 ~ !! 사!!  그냥 사 !!! 

맘을 단단히 먹고 가서 아래 썰미를 사 왔어요.

썰미는 썰식이 여동생으로 임명했습니다. ㅎ

썰미는 처음 사용해 보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손에 익지 않아서 약간 실수도 있었는데요.

버리는 나무들로 몇 번 연습을 하고 나니 자신감도 생기고 요령도 붙어서 한 번에 쭉쭉 자를 수 있게 되었어요.

썰미의 힘으로 넓은 원목들을 가위로 자르듯 예쁘게 다 잘랐습니다.

조립 전에 자르면서 거칠어진 모서리들을 사포로 잘 정리를 했고요.

이제 천천히 조립을 시작해 봅니다.

그런데 재료 사랴.. 장비 준비 하랴.. 왔다 갔다.. 

심지어 날씨는 소나기가 내렸다 그쳤다.. 그래서 나무들을 집안으로 넣었다 뺐다 ;;

이러다 시간을 다 보내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지 뭡니까 ;;; 

그래도 이왕 탄력 받은 거 최대한 끝내놓고 잔다!!

양쪽 틀을 세워두고 계단 발판을 하나씩 조립하다 보니 그럴싸하게 모양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최 상층은 창문아래쪽으로 쏙 들어가도록 해야 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설계를 했지요.

후후 어느덧 모양새가 다 잡히고, 조립도 거의 끝나가는군요.

에혀 ~ 대략 조립이 끝났으니 이제 좀 쉬어볼까?? 벌써 시간은 밤 12시가 넘었군요 ;; 

 

아침이 되자마자, 딸내미와 함께 다음 작업을 진행했어요.

바로 나사가 박힌 곳을 잘 메꿔주는 겁니다.

아무리 나무에 박은 나사가 녹이 잘 슬지 않는다 하더라도 거기 물이 고여 있고 그럼 얼마나 버티겠어요?

그래서 아예 구멍을 막아서 보호를 해줄 겸 모양도 잡는 거죠.

원래는 어디 벽에 금이 가거나 하면 때우는 그런 거 같은데 ㅎㅎ 일단 나무에 들러붙고 딱딱하게 굳는 건 확실하니 일단 여기다 발라버립니다. ㅎㅎ 

조립이 다 완료되었고, 드디어 나무 보호를 위한 보호제를 칠해 줍니다.

붓질은 꼼꼼히 마른다음 한 번 더! 

두 어번 칠해줬더니 색깔도 살짝 진해지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이런 분위기는 실내용이지만... 

그리고 원목도 사실 실내용이기에 ( 실외용 목재가 원하는 규격이 없어서.. ) 최대한 보호제를 많이 발라줬어요.

또 땅속에 묻힐 다리는 코팅제까지 바르고 테이프로 봉인까지 해줬습니다.

호~~~ 옥시 땅속에 들어가서 좀 더 오래 버텨줄까.... 하고 말이죠 ㅎㅎ 

드디어 설치 준비가 완료되었어요.

이제 설치장소로 가지고 갑니다. 

안정감을 위해 그냥 올려놓지 않고 땅을 파서 다리를 묻어 줄 거예요.

이미 깊이까지 다~~ 계산해서 길이를 조정해 뒀답니다.  (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 )

이제 삽질 ~ 

드디어 설치를 했어요.

그런데 예상대로 살짝 흔들리기도 하고, 창문 아래 문틀과 벌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죠.

그래서 그 문틀과 딱 붙도록 클립을 하나 만들어 왔어요.

클립을 창틀에 끼우고 나무에 나사를 박아 고정해 줬더니, 

아.. 이 안정감이란..

완성이 되어 제가 몇 번 올라가 봤더니 생각보다 안정적이더군요.

제가 점프를 해도 안전하다면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전한 계단이겠죠? 

손잡이는 일단 빼고 했는데.. 일단 사용해 보고 위험하다 싶으면 달까 합니다.

후후. 어쨌든 아이들을 위해 또 하루를 보람차게 보냈습니다.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아이들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만.. 저건 계단인데.. 저기 모여서 뭘 찍고 만들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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