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은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잔디밭으로 향한 문이 없어요.
대신 아래 사진으로 보이는 창문으로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죠. 거의 현관임..
그런데 이제 6살, 2살, 0살 애가 있는데. 여기로 왔다 갔다 하는 게 항상 위태로워 보였어요.
물론.. 우리 딸도 주말이 되면 저 창문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옆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요.
그래서, 차라리 여기로 왔다갔다 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면, 계단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초등학교때 미술대화 한번 나가본 실력으로 그린 똭 떠오르는 계단 이미지를 손으로 스케치해 봤어요.
두둥~
뭔가 하이힐 같은 느낌도 살짝 드는데요.
딱 봐도 뭔가 재료가 많이 들 것 같기도 한.. 불안.. 한 마음도 살짝 들었어요..
일단 그려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도면을 그린다음 필요한 자재를 산출해 봤어요.
음... 이 자재가 그대로 있어서 그려진 도면대로 고대~~ 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계산된 도면에 딱 맞아떨어지는 자재는 없더군요 ㅜ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간 폭이 넓어지고, 판의 두께는 살짝 얇아지고 말아 지요.
일단 자재를 차에 몽땅 실어서 집으로 왔어요.
물론 조립에 필요한 자잘한 부품들도 거의 여유분 없이 사 왔지요.
잃어버리면.. 차 끌고 또 가는 거야 ;; 저거 사러..
일단, 그동안 잠자고 있던 썰식이를 꺼냈어요
썰식이는 아래 그림의 커터를 우리 식구가 부르는 이름입니다.
썰식이는 폭이 30Cm까지 밖에 못 자른다는 큰 단점이 있어요..
한쪽을 잘라놓고 반대로 뒤집어서 자르고.... 하다가.
에라 안 되겠다. 하나 사 ~ !! 사!! 그냥 사 !!!
맘을 단단히 먹고 가서 아래 썰미를 사 왔어요.
썰미는 썰식이 여동생으로 임명했습니다. ㅎ
썰미는 처음 사용해 보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손에 익지 않아서 약간 실수도 있었는데요.
버리는 나무들로 몇 번 연습을 하고 나니 자신감도 생기고 요령도 붙어서 한 번에 쭉쭉 자를 수 있게 되었어요.
썰미의 힘으로 넓은 원목들을 가위로 자르듯 예쁘게 다 잘랐습니다.
조립 전에 자르면서 거칠어진 모서리들을 사포로 잘 정리를 했고요.
이제 천천히 조립을 시작해 봅니다.
그런데 재료 사랴.. 장비 준비 하랴.. 왔다 갔다..
심지어 날씨는 소나기가 내렸다 그쳤다.. 그래서 나무들을 집안으로 넣었다 뺐다 ;;
이러다 시간을 다 보내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지 뭡니까 ;;;
그래도 이왕 탄력 받은 거 최대한 끝내놓고 잔다!!
양쪽 틀을 세워두고 계단 발판을 하나씩 조립하다 보니 그럴싸하게 모양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최 상층은 창문아래쪽으로 쏙 들어가도록 해야 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설계를 했지요.
후후 어느덧 모양새가 다 잡히고, 조립도 거의 끝나가는군요.
에혀 ~ 대략 조립이 끝났으니 이제 좀 쉬어볼까?? 벌써 시간은 밤 12시가 넘었군요 ;;
아침이 되자마자, 딸내미와 함께 다음 작업을 진행했어요.
바로 나사가 박힌 곳을 잘 메꿔주는 겁니다.
아무리 나무에 박은 나사가 녹이 잘 슬지 않는다 하더라도 거기 물이 고여 있고 그럼 얼마나 버티겠어요?
그래서 아예 구멍을 막아서 보호를 해줄 겸 모양도 잡는 거죠.
원래는 어디 벽에 금이 가거나 하면 때우는 그런 거 같은데 ㅎㅎ 일단 나무에 들러붙고 딱딱하게 굳는 건 확실하니 일단 여기다 발라버립니다. ㅎㅎ
조립이 다 완료되었고, 드디어 나무 보호를 위한 보호제를 칠해 줍니다.
붓질은 꼼꼼히 마른다음 한 번 더!
두 어번 칠해줬더니 색깔도 살짝 진해지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이런 분위기는 실내용이지만...
그리고 원목도 사실 실내용이기에 ( 실외용 목재가 원하는 규격이 없어서.. ) 최대한 보호제를 많이 발라줬어요.
또 땅속에 묻힐 다리는 코팅제까지 바르고 테이프로 봉인까지 해줬습니다.
호~~~ 옥시 땅속에 들어가서 좀 더 오래 버텨줄까.... 하고 말이죠 ㅎㅎ
드디어 설치 준비가 완료되었어요.
이제 설치장소로 가지고 갑니다.
안정감을 위해 그냥 올려놓지 않고 땅을 파서 다리를 묻어 줄 거예요.
이미 깊이까지 다~~ 계산해서 길이를 조정해 뒀답니다. (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 )
이제 삽질 ~
드디어 설치를 했어요.
그런데 예상대로 살짝 흔들리기도 하고, 창문 아래 문틀과 벌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죠.
그래서 그 문틀과 딱 붙도록 클립을 하나 만들어 왔어요.
클립을 창틀에 끼우고 나무에 나사를 박아 고정해 줬더니,
아.. 이 안정감이란..
완성이 되어 제가 몇 번 올라가 봤더니 생각보다 안정적이더군요.
제가 점프를 해도 안전하다면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전한 계단이겠죠?
손잡이는 일단 빼고 했는데.. 일단 사용해 보고 위험하다 싶으면 달까 합니다.
후후. 어쨌든 아이들을 위해 또 하루를 보람차게 보냈습니다.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아이들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만.. 저건 계단인데.. 저기 모여서 뭘 찍고 만들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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