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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잘 노는 아빠

아이와 잘놀고 싶으면 이것 두 가지만 기억 하세요.

by 앵그리선반장 2020. 3. 11.

저는 아이와 잘 노는 편입니다.

주말에는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것 저것 다양한 놀이로 함께 놀려고 노력을 해요.

아이와 놀아주려고 하면 할 게 없지만 같이 놀려고 하면 할게 많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냥 애도 끼워 주면 되거든요.

저는 아이랑 노는게 주말에 쉬는 거라 생각해요. 

일하는 건 아니니까요.

 

아이와 잘 노는 아빠

제목처럼 아이랑 잘 놀고 싶으면 기억해야 할 것 첫 번째 ~ 

바로, 내가 애가 되는 겁니다.

아이랑 놀아주는 게 아니고 같이 노는 거예요.

근데 어른이랑 애가 같이 놀아질까요? 못 놀아요.

같이 놀려면 둘 다 어른이 되거나 둘 다 아이가 돼야 해요.

애가 어른이 될 수 없으니 내가 애가 될 수밖에 없지요.

 

내가 애라고 생각하고 그냥 노는 거예요.

애를 데리고 놀 생각도 하지 마세요.

애한테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이렇게 해 봐라 저렇게 해봐라 할 필요도 없어요.

애들끼리 노는 걸 보세요.

그냥 놉니다. 자기 혼자 놀아요 그러다 보면 같이 놀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저는 일단 시작은 우리 그림 그릴까? 또는 가위로 종이 잘라서 모양 만들까?

또는 퍼즐 맞출까? 또는 종이접기 할까? 또는 비눗방울 놀이할까? 뭐 이렇게 시작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안 해요.

그냥 저 혼자 놉니다. 애가 돼서.

그럼 아이도 같이 그냥 노는 거예요. 

말도 내가 애라고 생각하고 그 수준에서 합니다.

물론 그림도 내가 더 잘 그리고, 만들기도 더 잘하기 때문에 아이는 호기심을 갖고 질문도 하고

따라서 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러다 지겨우면 다른 걸 하기도 하지요.

아이가 다른걸 하면 그거 뭐야? 하고 질문을 하면서 나도 슬쩍 끼어들어 같이 놉니다.

그럼 되는 거예요. 마치 아이들끼리 노는 것처럼 말이지요. ㅋㅋㅋ

 

그러다가 식사시간이 되거나, 치워야 하거나,  위험하거나, 거친 행동을 하거나, 나쁜 말을 쓰거나 하면,

그때만 잠깐 아빠로 돌아가서 설명이나 교정을 해주고 그 상황이 지나면 다시 애가 되는 거예요.

힘들지 않냐고요?

몇 시간 같이 노는 건 그다지 힘들지 않아요.

나도 노는 거지 애를 데리고 '놀아주는' 일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하다 보면 그림 그리기, 종이접기 이런 게. 의외로 성인이 돼서 잘 안 하는 놀이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아이에 비해서 잘하기 때문에 아이가 "우와 ~ 아빠 잘한다 ~"  그럼 마치 내가 진짜 

무슨 재능이라도 발견된냥 신나기도 해요 ;;;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 두 번째!

사실 이것이 첫 번째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빠들은 보통 아이가 놀아달라고 할 때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이유를 대면서 슬쩍 빠지려고 하지요.

아빠 뭐 하고 있잖아 ~  아빠 TV 보고 있잖아 ~  이따가 하자.. 이렇게 말이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 아이와 놀아주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귀찮아"입니다.

수많은 이유 중 이 "귀찮아서 못 놀아줘 " 이것 하나만 머릿속에서 빼고 다른 이유를 만들어보세요.

그래서 이유가 없다면 놀아주는 겁니다.

우리 강아지가 놀아달라는데 단지 기레기가 쓴 쓰레기 인터넷 기사 몇 줄 읽고 싶어서 귀찮다고 안 놀아주는 거라니..

정말 상상도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드라마, 뉴스보다 아이가 더 중요해요.

또, 지금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고 한들, 그것을 하는 것이 꼭 아이가 없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청소를 하고 있거나, 고장 난 전등을 고치고 있거나, 책꽂이를 만들고 있거나.. 할 때 분명 아이가 없다면 일을 마무리하는데 시간은 빨라지겠지만, 그것을 빨리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저는 30분이면 끝날일을 아이와 함께 3시간 동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의자의 느슨해진 나사 하나 조이다가 아이의 끝없는 Why? 공세에 중력으로 시작해 입자물리학을 지나 다중우주론까지 거론하며, 내 지식의 바닥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가르쳐 줄 수 있었다면 기쁩니다.

아이랑도 놀고, 할 일도 했잖아요 ^^

조금 늦게 마무리가 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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