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딸내미가 킥보드를 완전히 마스터하는 바람에 함께 나가면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같이 속도를 맞추기위해 우리 부부도 킥보드를 샀어요.
저렴한 (비지떡) 놈으로 사서 한 시즌은 잘 탔는데.. ( 물론 자주 타지는 않았지만)
올해 여름에 좀 탈랬더니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더군요. 핸들이랑 바퀴가 따로 돌아갔다는 ;;
그래서 통 못타다가, 오늘 고치기로 마음먹고 창고에서 꺼내왔어요.
일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분해를 하는데.. 난관에 부딪혔어요.
핸들과 바퀴를 연결하는 곳의 너트가 커서 가지고 있는 몽키 스패너가 맞질 않는 거예요;;;
순간 당황했지요. 이건뭐.. 펜치로도 안 잡히고, 커다란 파이 프랜치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는 안 돌아가고..
뭐. 어쩔 수 없지,... 포기...는 개나 줘버려~!
꺄짓거 만들자 만들어 !!
저는 집에 필요한 가구 중 장롱, 식탁 같은 큰 것들을 제외하고는 책꽂이 모니터 받침대 같은 자잘한 것들은
원목을 사다가 만들어 쓰는 걸 좋아해요. 왜냐면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 사실 비용은 사 다쓰는 것 보다 더 들 때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집에 원목을 쓰고 남은 조각들이 좀 있지요.
그래서 좀 황당하지만, 그 원목 조각으로 스패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흔히들 떠올리는 스패너 모양으로 굳이 잘라서 만들건 아니고, 그저 너트를 돌릴 수만 있다면 그만인 거죠.
먼저 사이즈를 측정해보니 폭이 3.5mm였습니다.
원목 조각에 적당한 위치를 잡고 폭 3.4mm로 그림을 그렸어요.
3.4mm로 한 이유는 작으면 깎거나 갈아서 더 키울 수 있지만 크면 실패기 때문이지요.
이제 톱으로 썰어줍니다.
쇠톱으로 정밀하게 썰었어요. 쇠톱은 잘 안 썰리지만, 톱날이 촘촘하고 작아서 정밀하게 자를 수 있어요.
드릴로 구멍을 송송 내서 안 쓰는 부분을 빼냅니다.
여기까지 해서 살짝 대보니, 예상대로 조금 작아서 안 들어가는군요.
사포로 갈아줍니다.
적당히 간 다음 끼워보았더니 딱 맞았어요.
살살살 힘을 줘서 돌려보니.... 끽끽 소리와 함께 돌아갔어요. 휴.. 나무가 망가질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성공입니다.
분해를 해서 보니 역시 싸구려라 베어링 품질이 매우 떨어지는 제품이었고, 바퀴 측 축에 핸들축을 고정하는 방법이 좀 어이없게 되어 있더군요. 그 부분이 풀려서 내려가는 바람에 베어링을 압박해 바퀴 방향이 좌우로 돌아가지 않는 그런.. 문제였습니다.
이걸 다 고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이 쓩~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게 뭐라고.. 2시간이나 걸린 거죠? 사실..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모든 과정을 딸내미와 함께하며 일일이 모든 행동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실제 하는 일보다 더 오래 걸리지요 ㅎㅎ
그나마 애 엄마가 " 아빠 다리에서 좀 내려와 ~ "라고 해준덕에 2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다는..
앉은채로 목마를 태우고 일을 할때도 있어요 ;;
결론은 고치긴 했지만 이미 베어링이 상당히 망가진 상태라 아주 부드러운 핸들링은 포기해야 했네요.
좋은 거 사세요 ;; 여러분.
그래서 쓸만해 보이는 성인용 킥보드 링크 걸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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